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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인터뷰] |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8.11.15 14:23:08 | 조회수 | 44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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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사진 좌우여백 2018111400051_0.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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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1호 건설사… 창립 60주년 맞은 화성산업 이홍중 사장
"정부가 말하는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해답은 나와 있습니다. 예산 쏟아붓기보다는 더 쉬운 방법이 지방 기업을 키우는 겁니다. 특혜를 줄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보이지 않는 차별만 정부가 나서서 걷어내줘도 지방 기업에 큰 힘이 될 겁니다." 이홍중〈사진〉 화성산업 사장은 7일 대구 수성구 황금동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하며 "은행 대출이나 공공 기관 발주 등에서 지방 기업이라는 이유로 평가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점(減點)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수도권에서 사업을 벌일 때, 지방 기업은 실적과 규모가 비슷한 수도권 기업에 비해 대출 금리를 더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사업자 선정에서도 불이익이 있다는 설명이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든 60년 생존기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화성산업은 수많은 전국구 건설사가 명멸(明滅)했던 대구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회사 중 하나다. 대구는 1990년대만 해도 재계 순위 30위권이던 청구주택·우방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100위 이내 업체만 7개가 있었다. 하지만 IMF 외환 위기를 거치며 대부분 도산하고 지금은 화성산업(시공능력평가 43위)이 맨 앞줄에 섰다. 이 사장은 창립자인 고(故) 이윤석 회장의 차남으로, 1974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건설 부문에서만 44년을 일하며 지금의 회사를 일궜다. 이 사장은 "외형 성장에 치중하면 아무래도 내실에 소홀하기 쉽다"며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했는데, 우리는 품질과 내실을 선택해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화성산업은 전국 1만여 개 넘는 건설 업체 중 172번째로 건설 면허를 발급받은 대구·경북 최초의 건설 업체다. 아파트 브랜드는 '파크드림'이다. 이 사장은 국내 주택 시장에 대해 "대구는 물론이고 수도권도 내년부터는 좀 어려워질 것"이라며 "그간 집값 급등 원인이었던 수요 부족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데다, 금리 인상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위기에 대해 물었다. 이 사장은 "창립 이후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다"며 "그런데 위기는 반드시 기회와 연결이 되더라"고 말했다. "창립 1년 만인 1959년 태풍 사라가 덮치면서 해안 도로와 울릉도 등 공사 현장이 박살나고, 중장비 10여 대가 유실됐습니다. 하지만 태풍 사라가 끝나자 전국에서 복구 공사가 활발하게 발주되면서 활황이 왔습니다. 오일 쇼크 때는 '진짜 망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실업 대란으로 인건비가 내려가면서 수익성이 개선됐습니다. 내실을 갖추고 견뎌낸 기업에 '위기'는 '기회'의 다른 말이란 걸 우리는 경험으로 잘 알고 있습니다."
◇"설계 회의 10번 하는 회사 본 적 있나" 이 사장은 인터뷰에서 생존 비결로 '품질'을 수차례 강조했다. '품질 강조 안 하는 회사도 있느냐'는 기자 물음에 이 사장은 "아파트 단지 하나 만들면서 사장 주재로 설계 개선 회의만 10번 넘게 하는 회사는 우리뿐일 것"이라고 되받았다. 주방에 냉장고 몇 L짜리가 들어갈 수 있는지, 동선(動線)에 불편함은 없는지 등을 끊임없이 고민한다는 것. 이 사장은 "재작년에는 현장 사전(事前) 점검반에게 '현장 중단 권한'을 부여해, 자재 반입이나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해결될 때까지 공정을 중단시킬 수 있게 했다"고 했다. 화성산업은 1994년부터 자체 기술연구소 산하에 설계·디자인팀을 별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디자인팀 인력만 8명이다.
이 사장은 "사내·외 소통도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예비 입주자 인터넷 카페에 '초미세 먼지 방지 시스템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글을 보고 당초 예산에 없던 4억원을 추가 투입해 해당 시설을 갖추기도 했다는 설명이었다. "어차피 분양 계약 다 끝났는데 왜 그렇게 했느냐"고 묻자 "그렇게 하면서 우리도 발전한다"고 했다.
장상진 기자 |